2/15/26 공적인 자리에서 드러나는 믿음
- 2월 15일
- 2분 분량

Growing Church Conference에 참석하는 동안 아침 식사는 혼자 해결해야 했습니다. 숙소 근처 베이글 가게에 들러 베이글 하나와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밤사이 비가 지나간 샌디에고의 맑고 차분한 풍경을 바라보며 조용히 아침 시간을 보냈습니다. 분주한 일정 가운데서도 혼자만의 고요한 묵상 시간이 주어졌다는 점에서 참으로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옆 테이블에 앉은 네 명의 중년 남성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체격이 크고, 50대와 60대가 섞여 보이는 분들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평범한 모임처럼 보였지만, 자세히 보니 각자 성경을 펼쳐 들고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말씀을 중심으로 질문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웃으며 공감하고, 다시 깊이 있게 토론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함께 기도한 뒤 자리를 정리했습니다. 공공장소에서 이렇게 자연스럽게 성경을 펴고 나누는 모습을 보는 일이 참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은 기독교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도 많습니다. 실제로 식당과 거리, 카페에서 공개적으로 기도하는 모습이나 성경공부 모임을 보는 일도 많이 줄었습니다. 그러나 신앙은 통계로만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드러나지 않는 자리에서,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믿음을 붙들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여전히 곳곳에 존재합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믿음을 삶의 기쁨으로 누리는 이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앙이 부끄러운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신앙과 어울리지 않는 삶의 태도입니다. 복음 때문에 생기는 오해와 불편함은 감당할 수 있지만, 우리의 말과 행동이 복음의 가치를 흐리게 만든다면 그 지점은 분명히 돌아보아야 합니다. 감리교 전통이 강조하듯, 믿음은 개인의 고백에 머무르지 않고 삶의 열매로 드러나야 합니다. 개인 경건과 사회적 성화가 함께 걸어갈 때 신앙은 더욱 온전해집니다. 공적인 자리에서 믿음을 지키는 모습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의 반복 속에서 만들어지는 습관이라는 사실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베이글 가게 한 켠의 작은 성경 나눔이 오히려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신앙인에게는 여전히 분명한 소망이 있습니다. 나 자신부터, 그리고 우리 공동체부터 세상 한가운데서도 같은 태도로 믿음을 살아내야겠다는 결단이 마음에 새겨졌습니다. 어느 자리에서든, 어떤 환경에서든 믿음의 방향과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 것, 그것이 오늘 다시 붙드는 부르심입니다.
믿음은 예배당 안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카페의 식탁에서도, 길 위에서도, 여행 중에도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이번 한 주도 말씀과 기도로 나를 세우고, 삶의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살아내는 걸음을 이어가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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