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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6 북한군 포로청년들



   지난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중, 북한군 병사 두 명이 우크라이나에 포로로 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심각한 부상을 입은 채 포로수용소에 머물고 있던 그 청년들을 인터뷰한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우리는 북한 사람들을 매우 왜곡된 이미지로 배워 왔습니다. 잔인하고 비열한 존재, 우리와는 전혀 다른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화면 속 북한은 늘 독재와 우상화, 종교처럼 굳어진 체제의 모습으로만 비춰졌습니다.  그런데 포로로 잡힌 두 청년은 평범했고, 우리 주변 어디에서든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젊은이들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세뇌 속에 살아온 그들은, 포로로 잡혀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를 죄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온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차라리 죽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는 모습은 제 마음에 깊은 충격으로 남았습니다.  “국가를 위해 싸우다 살아 있는 것은 죄입니다.” 그 한마디는 전쟁이 한 사람의 영혼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기는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인터뷰를 하며 그들을 위해 한국 음식을 준비해 갔습니다. 김치나 김밥처럼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음식이었지만, 그들에게는 포로가 된 이후 한 번도 마주하지 못했던 음식이었습니다. 음식을 먹는 동안, 그들은 더 이상 체제에 길들여진 군인이 아니라, 다시 ‘청년’의 얼굴을 되찾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IT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성악가를 꿈꾸는 청년이었습니다. 우리 자녀들, 우리 이웃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꿈을 품은 청년들이었습니다.  또한 취재기자가 북한군 포로들을 만난다는 소식을 들은 탈북민들이 그들을 위로하는 편지를 써서 전달했다고 합니다. 편지에는 자신들이 겪었던 탈북의 아픔과, 같은 고통을 지나온 사람으로서 전하는 진심 어린 격려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 편지들을 한 장 한 장 읽던 청년은, 자신도 답장을 쓰고 싶다며 그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마음을 적어 내려갔습니다. 같은 슬픔을 겪은 이들이 보내준 사랑의 편지는, 그에게 다시 살아갈 힘이 되어 주었던 것처럼 보였습니다. 포로들과 작별하는 순간, 기자와 두 청년이 함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보며 다시 한 번 분명해졌습니다. 전쟁에는 승자가 없습니다. 전쟁 그 자체가 모두를 피해자로 만듭니다. 깊은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깁니다.  그러나 동시에, 가장 깊은 아픔의 자리에서 소망은 피어납니다. 위로와 격려, 사랑과 배려가 고통의 한가운데로 들어갈 때,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생깁니다.

    저는 그 청년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전쟁이 속히 끝나기를, 그리고 상처 입은 이들이 서로를 위로하며 다시 세워지는 날이 오기를 기도했습니다.  우리가 이 땅에 온 이유는, 상처 입은 이들과 함께 울고, 넘어졌던 자리에서 함께 일어서기 위함임을 다시 마음에 새깁니다.  우리 교회가 그런 일어섬의 은혜가 흐르는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직도 고통 가운데 있는 북한 동포들, 그리고 전쟁으로 상처 입은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사랑이 전해지기를 마음 깊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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