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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25

  • 2025년 12월 21일
  • 2분 분량


   며칠 전, 집 앞 도로를 걷다가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생경하고도 신기한 광경 하나를 목격했습니다. 길가에 서 있는 노란 소화전 위에, 유대인들이 머리에 쓰는 작은 모자가 정성스레 씌워져 있었던 것입니다. 호기심에 가까이 다가가 보니 모자에는 히브리어로 세 개의 이름, '삼손(Samson)', '모세(Moses)', '라파엘(Raphael)'이 수놓아져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 키파는 유대인 가정의 아주 특별한 날을 위해 맞춤 제작된 것이었을 겁니다. 유대인들은 자녀의 성인식(Bar Mitzvah)이나 결혼식 같은 생애 최고의 순간에 하객들을 위해 기념 키파를 제작하여 선물로 나누어 주곤 합니다. 소화전 위에서 발견한 그 이름들은 아마도 그 잔치의 주인공들이었거나, 그날의 기쁨을 함께 나눈 소중한 가족의 이름이었을 것입니다.


   유대인들이 정수리에 얹어 쓰는 이 작은 모자를 히브리어로 '키파(Kippah)'라고 부릅니다. 얼핏 보기엔 단순히 유대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전통 의상 같지만, 그 속에는 심오한 신앙적 고백이 담겨 있습니다. 키파를 쓰는 가장 큰 본질적 의미는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권위 아래에 있다"는 사실을 매 순간 망각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내 머리 위를 가리는 이 작은 천 조각은, 감히 인간이 넘볼 수 없는 창조주 하나님의 영역이 내 위에 엄연히 존재함을 인정하는 겸손의 표식인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돌아보면, 불행하게도 현대인들은 머리 위의 키파를 벗어 던진 지 오래된 듯 보입니다. 많은 이들이 하나님 아래가 아닌, 하나님 위에 군림하려 합니다. 주님이 거저 주신 눈부신 은혜조차 자신의 피땀 어린 노력과 탁월한 능력으로 일군 성과라 자부하며 교만에 빠집니다. 몇몇 이기적인 국가의 리더들은 권력의 정점에서 국민을 억압하고, 자신들의 끝없는 욕심을 채우기 위해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전쟁도 서슴지 않습니다. 이 모든 비극과 고통의 뿌리에는 "내가 하나님 위에 있다"는 인간의 오만한 자만심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대강절 네 번째 주일을 맞이합니다. 우리를 구원하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는 이 계절에 우리는 주님의 '낮아지심'을 묵상합니다. 하나님 본체이신 그분은 우리를 위해 스스로 가장 낮은 곳을, 가장 천하고 약한 곳을 선택하여 내려오셨습니다. 주님이 이 땅에 오신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누구인지를 다시금 일깨워 주시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지음 받은 '창조물'이며 그분의 긍휼이 필요한 '자녀'임을 알려주러 오신 것입니다.


   사랑하는 LA복음연합감리교회 성도 여러분, 비록 우리가 유대인은 아닐지라도 이번 한 주간 우리 마음의 중심에 '영적인 키파'를 써 보기를 소망합니다. "나는 하나님의 아래에 있으며, 주님의 은혜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살 수 없는 연약한 존재입니다"라는 고백이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기둥이 

되기를 원합니다. 하나님 앞에 진실되고 겸손하게 나아갈 때, 비로소 우리는 서로를

아끼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참된 하나님의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바르게 고백하며, 주님이 주신 생명의 기쁨을 이웃과 나누는 복된 성탄의 

계절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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