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6 서로를 살리는 뿌리
- LA복음교회
-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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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0일 토요일, 남가주연합감리교회 여선교회 협의회에서 말씀을 나누며 한 나무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바로 느릅나무입니다. 느릅나무는 한국에서는 한약재로 많이 쓰이는 ‘유근피’의 원료입니다. 이 나무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보통 나무들과 똑같지만, 그 뿌리를 들여다보면 놀라운 사실을 품고 있습니다. 느릅나무는 혼자만을 위해 자라는 나무가 아닙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각자 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땅 아래에서는 뿌리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옆에 있는 나무가 병들거나 약해지면, 자신의 양분을 나누어 그 생명을 붙들어 줍니다. 그래서 한 그루가 죽어가는 듯 보여도, 사실은 다른 뿌리들의 도움으로 다시 살아나기도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땅 아래에서 이미 생명을 살리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모습이 오늘의 교회와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는 각 사람이 잘나 보이기 위해 모인 공동체가 아니라, 서로의 연약함을 함께 붙들어 주기 위해 부름 받은 공동체입니다. 우리는 각기 다른 환경과 삶의 무게를 안고 있지만, 우리의 뿌리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뿌리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신앙은 혼자 견디는 힘이 아닙니다. 신앙은 서로에게 생명을 흘려보내는 관계 속에서 자랍니다. 지금 이 공동체 안에도 말없이 지쳐 있는 분들이 있고, 믿음의 확신보다 질문이 더 많은 시간을 지나고 있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분은 건강의 문제로, 어떤 분은 가정과 생계의 문제로, 또 어떤 분은 마음의 외로움으로 겨울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럴 때 교회는 “왜 그렇게 되었는가”를 묻기보다 “우리가 어떻게 함께 서 줄 수 있을까”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큰 말이나 대단한 행동이 아니어도 됩니다. 조용한 기도, 따뜻한 안부, 판단 없는 경청, 그리고 끝까지 곁에 머무는 태도. 이런 작은 사랑들이 땅 아래에서 뿌리처럼 연결될 때, 공동체는 다시 생명을 얻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 LA 복음연합감리교회가 느릅나무같은 교회이기를 소망합니다. 눈에 띄는 성과보다, 보이지 않는 신실함이 쌓여 가는 교회. 앞에 서는 사람보다, 뒤에서 받쳐 주는 사람이 존중받는 교회. 강한 사람만이 아니라, 약한 사람도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교회. 우리 모두의 뿌리가 그리스도의 땅 아래에 깊이 묶여 힘들고, 지쳐 있고, 쓰러져 가는 옆의 나무를 조용히 살려내는 공동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서로에게 부담이 아니라 도움이 되고, 서로의 삶을 다시 숨 쉬게 하는 교회, 서로를 살리는 교회로 함께 자라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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