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7/2025 작은 사랑의 실천

예전에 미국교회를 섬길 때, 매년 12월 첫 주가 되면 프리스쿨에서 크리스마스 행사가 열렸습니다. 그때마다 미국교회 교인들과 목회팀이 직접 팬케이크를 구워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대접하곤 했습니다.  저는 미국교회 교인인 카일(Kyle)과 함께 한 팀이 되어 매년 팬케잌을 구웠습니다. 카일은 대학 시절 파트타임으로 팬케이크를 굽던 경험이 있어 실력이 뛰어났고, 저는 그에게 참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좋은 팀이 되니, 카일과 함께 5년 동안 기쁘게 이 사역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카일은 교회에서 재정을 담당하고, 여러 사역을 헌신적으로 섬기던 중요한 리더였습니다. 카일은 NASA에서 로켓 엔지니어로 일을 했습니다. 젊은 시절 미국 로켓 발전에 큰 공헌을 하고, 은퇴 이후에는 교회를 열심으로 섬겼습니다.  이제는 로켓 엔지니어보다 프리스쿨의 젊은 가족들을 위해 사랑을 베푸는 일을 정말로 사랑하고 즐겨했습니다.  미국교회에서 가까이 지냈던 또 한 사람은 테드(Ted)라는 성도님이었습니다. 그는 주변에 있는 어려운 교회를 찾아가 정기적으로 시설을 고쳐주는 일을 감당했습니다. 한번은 제가 왜 그렇게 번거로운 일을 계속하느냐고 묻자, 그는 “제가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가장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은 제 마음을 겸손하게 만들었고, 나도 은퇴 이후에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품게 했습니다. 테드 성도는 젊었을 때, 비즈니스로 미전역을 돌아다니며 바쁘게 살았지만, 지금은 성가대에서 찬양하고, 작은 교회의 시설을 고쳐주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카일과 테드가 삶으로 보여준 사랑의 실천은 제게 많은 감동과 은혜를 주었고, 저 역시 그들처럼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이유는, 하나님의 사랑이 가장 겸손하고 낮은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그 놀라운 사랑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사랑이 우리의 삶 속에서 계속 이어지고, 선하게 복제되어 전해지기를 원하십니다. 저는 사랑의 실천이 반드시 크고 거창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사랑을 누군가에게 나누면 됩니다. 예전에 서현이와 함께 집을 나서며 귤 몇 개를 간식으로 들고 나간 적이 있습니다. 마침 아파트 청소를 하시던 남미계 아주머니가 지나가셔서, 저는 서현이에게 귤을 좀 나눠 드리자고 했습니다. 서현이는 쑥스러운 얼굴로 귤을 건네며 “Thank you!”라고 인사했고, 그 분도 “Gracias”라고 답해주셨습니다. 언어는 달랐지만, 함께 나누는 작은 사랑 안에서 아이도 배우고 저도 실천하며 마음이 따뜻해졌던 하루였습니다.

   사랑하는 LA복음연합감리교회 성도 여러분. 대강절이 우리에게 어떤 선물을 줄 수 있을까요? 대강절 기간 우리에게 허락하신 귀한 사랑을 다시 한번 기억하며, 우리 주변의 사람들에게 베푸는 사랑의 기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주변에 작은 사랑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분들에게 여러분이 받은 사랑을 나누셔서,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목적을 사랑으로 실천하는 저와 여러분 되기를 소망합니다.